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비롯해 여러 무장단체로 유입되는 자금의 주요 경로에 블록체인인 '트론 네트워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현지시간 28일 "이스라엘 국립대테러자금국(NBCTF)은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지정 테러 조직'과 연결되거나 '심각한 테러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판단되는 트론 지갑 143개를 동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론 네트워크는 미국, 이스라엘 등에 테러 집단으로 지정된 단체들의 자금 전송, 특히 가상화폐의 송금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비트코인을 따라잡았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추적이 발전하고 강화되면서 트론 네트워크가 불법 자금의 송금 플랫폼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보안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지갑 압수량은 감소하고, 트론 지갑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금껏 압수한 트론 지갑 중 약 3분의 2인 87개가 올해 압수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압수된 지갑들에 대해 "이란의 무장 단체 지원에 사용된 것"이라며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이슬람 지하드 등과 연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머클 사이언스 관계자는 "트론은 낮은 수수료로 더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 가능하다"며 무장 단체가 점점 더 트론을 선호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습니다.
실제 트론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테더로, 미국 달러와 1:1 페깅을 목표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테더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 총액 3위입니다.
트론 네트워크의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속도를 이용해 가치 안정성을 가진 테더를 송금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론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모든 기술은) 이론적으로 의심스러운 활동에 사용될 수 있다"며 "(트론)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의해 조치된 집단과 (트론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로이터에 전했습니다.
가상화폐의 거래와 이동은 모두 공개 원장인 블록체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존재하는 실제 인물이나 집단을 법 집행기관이나 플랫폼 등 외부인이 알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로이터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송금이 실제로 무장 단체에 보내졌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하마스가 트론 네트워크를 사용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론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에 대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3월 미등록 증권 판매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